시작하며
우리가 부동산을 이야기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이 아파트는 34평이야", "오, 24평 치고 넓네!" 이런 대화, 한 번쯤 들어봤거나 직접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이 '평수'가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면적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익숙함이라는 이름 아래 면적 단위를 혼동하고 있고, 그 결과 손해를 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번 글에서는 평 단위의 모호함, 제곱미터 단위의 장점, 그리고 부동산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본다.
1. 평 단위는 왜 헷갈리는 걸까?
1) 공급면적과 전용면적의 차이
아파트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4평', '25평' 같은 표현은 대부분 '공급면적' 기준이다. 여기에는 실제 거주 공간뿐 아니라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등 공용 공간이 포함된다. 반면, 우리가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은 '전용면적'이라고 하며, 이건 훨씬 작다.
예를 들어,
- 공급면적 114㎡는 약 34평
- 전용면적 84㎡는 약 25.4평
공급면적만 보고 크기를 판단하면, 실제 체감 면적과 다를 수밖에 없다.
2) 같은 전용면적도 평은 다를 수 있다
두 아파트가 전용면적이 똑같이 84㎡여도, 공용면적 포함 기준에 따라 하나는 32평, 다른 하나는 34평이 된다. 즉, 똑같은 크기인데 평수는 다르게 표기되며, 이를 보고 집이 크다고 느끼는 착시가 생기는 것이다.
2. 왜 아직도 '평'을 쓰는 걸까?
① 부동산 중개 업계의 관성
많은 부동산 매물은 여전히 평 단위로 표시된다. 매물을 빠르게 파악하려면 제곱미터를 다시 평으로 환산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평 단위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헷갈려할까봐 평을 쓰는 것이고, 소비자는 중개업소가 그렇게 말하니까 또 평에 의존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구조다.
② 언론과 기사도 마찬가지
아직도 많은 언론이 “3.3㎡당 얼마”와 같은 표현을 자주 쓴다. 공식적인 단위는 제곱미터인데, 독자들이 익숙해하니 평으로 바꿔 설명하는 것이다. 분양가, 공사비, 공시가 등의 정보도 마찬가지다.
③ 문화적 습관
우리는 고기를 살 때 예전에는 '한 근'이라 했지만, 지금은 '100g당 얼마'라고 말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마찬가지로 면적도 제곱미터 단위로 쓰는 것이 더 정확하고 논리적인데, 여전히 과거의 평 단위를 고수하는 것은 변화의 속도가 느린 탓이다.
3. 제곱미터로 보는 면적은 이렇게 쉬운 개념이다
① 제곱미터는 계산이 간단하다
가로 5m × 세로 10m라면 50㎡다. 즉, 머릿속으로 바로 면적이 떠오른다. 10m × 8.4m면 84㎡, 이건 전용면적 기준 25평대 아파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② 역산도 가능하다
“여기 집이 100㎡래”라고 하면, 10m × 10m쯤 되겠구나 하고 대충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집 30평이야"라고 하면, 이게 공급면적인지, 전용면적인지 모르면 크기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③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단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제곱미터를 쓴다. 미국, 영국, 캐나다만 마일, 피트, 야드 등을 쓰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혼란이 더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부터는 법적으로 제곱미터 사용을 의무화했다.
4. 소비자가 알아야 할 부동산 면적 정보 정리
다음은 부동산 면적을 이해할 때 알아두면 좋은 기준이다.
구분 | 의미 | 예시 |
---|---|---|
공급면적 | 전용면적 + 공용면적 | 114㎡ = 34평 |
전용면적 | 실제로 거주하는 공간의 면적 | 84㎡ = 약 25.4평 |
발코니 확장 | 선택적 확장 영역, 실평수에 일부 영향 | 확장 여부에 따라 1~3평 차이 가능 |
청약 표기 | 전용면적으로 표기됨, 84A/B/C 등으로 구분 | 84㎡형, 실제 평수는 각기 다름 |
마치며
지금까지 ‘평’ 단위가 얼마나 애매모호한지를 알아봤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평수는 실제 거주 면적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는다. 특히 집을 사고팔거나 청약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제곱미터라는 단위는 이미 일상에서도 편하게 쓰이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단위에 익숙해질 것이다. 익숙함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이젠 제대로 알고 선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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