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구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이케아는 광명점을 시작으로 고양, 기흥, 부산, 강동까지 매장을 넓혀가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방문하는 대형 매장, 다양한 쇼룸 구성, 푸드코트의 스웨덴 미트볼까지 익숙하지만, 정작 이케아가 한국에서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지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6,000억이 넘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1~3% 수준. 대체 이 돈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본사와의 계약 구조, 프랜차이즈 시스템, 고정비 비중, IT 사용료 등 복잡하게 얽힌 이케아의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씩 풀어보며 지금의 이케아 코리아를 이해해 보자.
1. 이케아 코리아, 정말 수익이 없는 구조일까?
이케아의 인기는 확실하다. 대형 매장을 직접 지어 운영하고, 고객 체류 시간까지 계산한 정교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익은 왜 낮을까?
📑 이케아 코리아 수익 구조에서 눈여겨볼 점들
- 영업이익률은 1~3% 수준: 6,000억 매출에도 불구하고 실제 영업이익은 20억~200억 사이를 오간다.
- 본사에 지불하는 항목이 많다:
- 로열티(약 매출의 3.2%)
- IT 서비스 수수료(연 240억 이상)
- 제품 구매비용(매출의 약 50%)
- 정규직 중심의 인건비 부담: 인건비만 전체 판관비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 대형 매장 운영비용: 감가상각비가 연간 약 300억 이상으로 고정비 비중이 매우 크다.
직접 가구를 제조하지 않고, 전량을 본사로부터 구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품을 팔아도 본사의 마진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이케아 코리아 자체 이익률은 높기 어렵다.
2. 이케아는 왜 유한회사 형태로 진출했을까?
이케아 코리아는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됐다. 외국계 기업들이 흔히 택하는 방식이다.
📑 외국계 기업들이 유한회사로 진출하는 이유
- 외부 감사 회피 목적: 예전에는 유한회사는 일정 규모 이하일 경우 회계 감사 의무가 없었다.
- 주주 수 제한(50인 이하) 덕분에 소수지배가 용이하다.
- 세금 구조 최적화: 스웨덴 본사가 네덜란드로 옮겨간 것도 높은 상속세 회피 목적이 컸다.
2019년 외감법 개정으로 이케아 코리아도 감사 대상이 되며 재무 정보가 공개되기 시작했다.
3. 이케아가 한국에서 땅으로 번 돈은?
이케아는 대형 매장을 직접 짓는 방식이다. 즉, 임대가 아니라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짓는다.
📑 이케아 코리아가 보유한 토지 관련 정보
- 보유 토지 매입가: 3,420억 원
- 공시지가 기준 가치: 약 4,650억 원
- 실제 시장가 추정치: 약 9,000억 원 (공시지가의 약 2배)
매장에서 가구를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보다 부동산 자산이 더 크게 증가한 셈이다.
4. 고객을 유도하는 전략, 매장 설계와 푸드코트
이케아의 매장은 단순한 가구 전시장이 아니다. 소비자의 동선을 통제하고, 구매 유도를 극대화하는 공간 설계가 특징이다.
📑 이케아 매장 전략의 주요 특징
- 일방향 동선 설계(원시스템): 입구에서 출구까지 돌아가는 길 없이 전 상품 카테고리를 자연스럽게 통과하게 됨.
- 쇼룸 → 소형 상품존 → 계산대 동선 유도: 고가 상품을 먼저 본 후 소형 상품이 싸게 느껴지게 유도.
- 푸드코트 운영: 매장 내 피로감을 낮춰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역할. 매출의 약 10% 차지.
이러한 구조 덕분에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고,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서 구매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5. 매출 성장 한계와 전략 변화
2021년까지 급격히 성장하던 이케아 매출은 이후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 이케아 매출 정체의 원인과 대응 전략
- 가성비 이미지 약화: 초기에는 '감성+가성비' 브랜드였지만, 이제는 가격 포지션이 애매해짐.
- 신규 고객층 유입 둔화: 특히 MG세대, 1인 가구 유입이 적다.
- 온라인 경쟁 심화: 저렴한 온라인 가구들이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 도심 접근성 부족: 매장이 서울 외곽에 위치해 주말 방문에 의존.
이에 따라 2025년 서울 강동구에 첫 도심 매장 오픈, 도심 소형 매장 확대라는 전략적 전환이 이뤄졌다.
또한, 1,200여 개 제품 가격 인하, 유튜버 협업 쇼룸 구성 등으로 MG세대와 1인 가구 공략도 시작했다.
6. 이케아는 왜 계속 한국에 투자할까?
영업이익률만 보면 별로지만, 현금 흐름 지표인 EBITDA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이케아의 숨겨진 현금 창출 구조
- EBITDA 기준 수익률 약 8%
- 감가상각비는 회계상 비용일 뿐, 실제 현금 유출은 아님
- 본사는 다양한 루트로 수익을 확보:
- 상품 판매 수익 약 470억
- 로열티 수수료 약 202억
- IT 서비스 수수료 약 244억
- 총 약 910억 수익
이케아 본사는 코리아 매장을 통해 매출의 15%가량을 수익으로 확보하고 있다.
마치며
이케아 코리아는 표면적으로는 낮은 이익률에 시달리는 기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자산 상승, 높은 브랜드 충성도, 견고한 현금 흐름 등 다양한 강점을 가진 구조다. 도심 매장 확대와 가격 전략 조정, MG세대 맞춤 쇼룸 등 전략 전환을 통해 1조 매출을 향한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서 단순한 ‘가구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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