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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경제 관련

애경산업 매각 추진, 왜 핵심 계열사를 포기해야 했을까

by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2025. 6. 20.

시작하며

애경그룹이 결국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재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주던 알짜배기 회사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 그룹 전체의 위기와 체질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최근 몇 년간 애경이 안고 있었던 재무 불안, 자회사 부진, 지배구조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이번 매각 결정이 이루어졌다.

 

1. 왜 애경산업까지 내놓게 됐을까

애경그룹은 수년간 이어진 자회사 부진과 과도한 레버리지로 재무 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다. 이로 인해 주력 사업까지 매각 대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1) 애경그룹 재무 구조의 문제점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은 328.7%에 이른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부담이 아니라, 그룹 전반의 생존을 위협할 수준이다.

📑 애경그룹 재무 상황 핵심 내용

항목 수치
AK홀딩스 부채비율 328.7%
총 차입금 2조5,300억원
현금성 자산 3,500억원
자회사 지원에 사용된 자금 4,000억원 이상

직업 특성상 대기업 재무 구조를 자주 들여다보게 되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자산 매각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2)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불러온 결과

  •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영업 손실을 겪었고, 2024년에도 영업이익이 53% 감소했다.
  • AK프라자는 지속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매각도 시도했지만 매수자가 없어 증자로 버텨야 했다.
  • 애경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인해 영업이익이 1/3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그룹의 중심 자회사들이 줄줄이 흔들리면서, 지주사인 AK홀딩스가 무리한 자금 지원을 감행했고, 그 여파가 결국 애경산업까지 미치게 된 것이다.

 

2. 왜 하필 애경산업인가

실적이 안정적인 애경산업은 애경그룹 입장에서는 팔 수 있는 자산 중 가장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카드다.

(1) 경기 불황에도 버텨낸 실적 구조

애경산업은 화장품과 생활용품이라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소비재 사업이 주축이다.

📑 애경산업 주요 제품 및 브랜드

  • 트리오(주방세제)
  • 2080(치약)
  • 케라시스(샴푸)
  • 루나(H&B 화장품)
  • 에이투에니스(홈쇼핑 쿠션 화장품)

이 브랜드들은 홈쇼핑, 마트, 온라인 유통망을 기반으로 꾸준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은 6,000억원대에 달한다.

(2) 매각 시 활용 가능한 자금

만약 애경산업 매각이 성사된다면, AK홀딩스는 그 자금을 통해 제주항공의 운항 확대나 AK프라자의 구조조정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3. 기업 이미지에 남은 어두운 그림자

(1)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여파

애경산업은 과거 가습기 살균제 유해물질 판매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 사망자 수: 1,700명 이상
  • 관련자 기소: 2019년 애경산업 대표 기소
  • 현재 상황: 대법원에서 원심 파기 환송, 아직 최종 판결 미정

이 사건은 매각 가격이나 거래 과정에서 평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던 타 기업들도 매각 과정에서 제값을 받지 못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4. 매각 이후 애경그룹은 어떻게 달라질까

(1) 소비재에서 항공·화학 중심 그룹으로 전환

애경산업이 빠지게 되면, 애경그룹의 사업 중심은 자연스럽게 항공(제주항공)화학(애경케미칼)으로 재편된다. 이는 곧 그룹의 정체성이 소비재 그룹에서 기간산업 그룹으로 바뀌는 전환점을 뜻한다.

(2) 후계 구도와 지배 구조의 한계

애경은 현재까지 경영 승계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 애경그룹 지배 구조 흐름

단계 주요 회사 지분 구조
1단계 애경자산관리 장 회장 가족 100% 지분
2단계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 지분 19% 보유
3단계 제주항공·애경산업 등 AK홀딩스가 지배

지금까지는 장영신 회장의 영향력이 중심에 있었지만, 고령(89세)이라는 점에서 경영 승계 마무리와 조직 개편이 병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

 

5. 앞으로 어떤 리스크가 남아 있을까

(1) 추가 자산 매각 가능성

만약 애경산업 매각 이후에도 재무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AK프라자 등 다른 자산의 추가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투자자 신뢰 회복

가습기 살균제 이슈, 자회사 부진, 경영 승계 문제까지 겹쳐져 투자자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이번 매각이 단순한 재무 보전이 아니라 전략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마치며

애경그룹의 애경산업 매각 추진은 단순한 자산 매각이 아니라 그룹의 정체성과 구조를 흔드는 대전환의 시작점이다. 무리한 확장과 자회사 지원으로 재무 건전성이 무너졌고, 그 대가로 가장 안정적인 계열사를 내놓게 된 셈이다. 지금 이 변화는 단기적 유동성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항공과 화학 중심 그룹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애경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