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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애플스토어만 빼고 다 나갔다” 가로수길 상권의 현실

by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2025. 6. 18.

시작하며

서울 대표 거리였던 가로수길이 요즘 텅 빈 거리로 변했다. 한때 관광객과 젊은이들로 북적였던 이곳이 지금은 공실률 51%라는 충격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사람도 가게도 줄고, 임대료와 권리금만 높아지는 이 역설적인 상권 흐름은 왜 생겨났을까?

 

1. 지금 가로수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1) 점심시간에도 조용한 거리, 빈 점포가 더 눈에 띈다

가로수길은 평일 오후에도 한산하다. 점심시간이 끝난 이후, 몇몇 외국인 관광객만이 눈에 띌 뿐 차량만 오갈 뿐이다. 초입부터 중간 구간까지 통임대 상태인 건물들이 여럿이고, 가게 유리창에는 ‘임대’ 문구가 큼직하게 붙어 있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근방 상가 절반 이상이 공실”이라며 “사실상 운영되고 있는 점포보다 비어있는 곳이 더 많다”고 말한다.

(2) 서울 전체는 회복세인데, 가로수길만 예외인 이유

2025년 1분기 기준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은 평균 15.1%로, 전년보다 낮아졌다. 홍대, 이태원, 청담 등 대부분 지역이 개선되는 가운데, 가로수길만은 오히려 공실률이 높아진 상권 중 하나다. 공실률은 41.6%에 달했고, 실제 현장에서는 51%로 추정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2. 공실이 늘어도 임대료는 왜 계속 오를까

(1) 상가 임대료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른다

가장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점포가 비어있는데, 왜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을까? 실제로 가로수길 중심인 신사역 상권은 2024년 3분기부터 2025년 1분기까지 연속해서 ㎡당 임대료가 상승 중이다.

  • 2024년 3분기: 9만1,880원
  • 2024년 4분기: 9만3,310원
  • 2025년 1분기: 9만3,620원

(2) 건물주는 왜 임대료를 고집할까

건물주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낮추는 것이 건물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공실을 감수하고라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다. 이른바 ‘버티기 전략’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장기 공실과 상권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3) 권리금까지 상승하는 기현상

월세는 법적으로 5%까지만 올릴 수 있지만, 권리금은 그렇지 않다. 기존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권리금은 시장 수요에 따라 크게 오를 수 있다.

  • 2~3년 전 최고가: 약 1억원
  • 현재 전용 70㎡ 기준: 8,000만~1억5,000만원

한 공인중개사는 “세로수길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가로수길 임대료가 덩달아 올라가는 아이러니한 구조가 생겼다”고 한다.

 

3. 결국 자영업자들이 떠나고 있는 이유

(1) 영업이익 감소가 결정타다

공실이 많고 유동인구도 줄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출도 줄어든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신사역 집합상가의 1㎡당 순영업소득은 2024년 4분기 7만6,660원에서 2025년 1분기 7만3,770원으로 줄었다.

이는 서울 주요 상권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참고로 두 번째로 많이 줄어든 곳은 남대문이다.

(2) 명품 아니면 못 버티는 상권 구조

현재 가로수길에서 살아남는 곳은 애플스토어와 같은 브랜드나 명품 매장이 거의 유일하다. 일반적인 소상공인, 특히 카페나 편집숍 같은 사업자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 구조가 자리 잡은 것이다.

 

4. 희망은 없을까? ‘세로수길’과 ‘나로수길’의 반등

(1)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살아나는 세로수길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가로수길에서 세로수길로 옮겨갔다. 특히 먹자골목 중심으로 활성화된 세로수길은 ‘강남의 홍대’로 불리며 관광객 유입이 활발해졌다.

폴렌느 같은 브랜드 입점으로 중국·동남아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는 세로수길과 나로수길이 앞으로 상권 중심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다.

(2) 지자체의 노력도 일부 효과

강남구청은 죽은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가로수길에 플리마켓, 이벤트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다만 아직까지도 가로수길 본거리는 회복세가 느리다. 구조적으로 임대료·권리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외부 자극만으로는 역부족이다.

 

5. 가로수길 상권 회복, 가능은 하지만 쉽지 않다

(1) 회복되려면 임대료 조정이 먼저다

가로수길이 다시 살아나려면 가장 먼저 조정되어야 하는 것은 임대료다. 지금처럼 고가 정책을 유지한 채로는 소상공인이 들어올 수 없다. 결국 유동성 있는 상권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회복은 어렵다.

(2) 콘텐츠의 다양성도 관건

가로수길은 예전처럼 독립 편집숍, 트렌디한 카페, 예술 기반 콘텐츠가 밀집된 거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명품 중심으로 변하면서 일상적 방문 목적이 사라지고 있다. 콘텐츠 기획력 부재도 상권 침체의 원인 중 하나다.

 

마치며

가로수길이 지금처럼 침체기를 맞은 이유는 단순한 경기 흐름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임대료, 권리금, 콘텐츠 부족이라는 복합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반면 세로수길과 나로수길처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상권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로수길 역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압구정처럼 한동안 회복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