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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경제 관련

일본 주식시장은 어떻게 회복했나? 외국인 투자자 시선에서 본 차이

by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2025. 8. 14.

시작하며

2025년 현재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비슷한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주식시장이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인 이유는 단순히 운이나 외부 환경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의 장기 전략과 기업 구조, 제도 개편이 만들어낸 차이를 살펴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을 다시 생각해봤다.

 

1. 일본 증시가 진짜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반등이 아닌 장기 흐름의 결과였다

일본의 주식시장은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인 회복 흐름 위에 있다. 특히 2013년 이후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사업 전환에 나선 이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주가 역시 동반 상승했다.

내가 특히 인상 깊게 본 포인트는 ‘일본 기업들의 체질 변화’였다. 단순히 과거를 회복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탄탄한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일본 증시가 오른 주요 요인들

  • 실적 중심의 기업 경영 변화: 일본 기업들은 과거 매출 성장 중심에서 영업이익률 개선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전환했다. 예전에는 매출만 키우면 된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얼마를 팔았냐”보다 “얼마를 남겼냐”에 집중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 글로벌 자본 유입 확대: 2024년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유 비율은 32.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수준(약 37%)을 넘기면서, 일본 시장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 안정적인 고용과 소비 심리: 고용 지표가 좋다는 것은 곧 소비 심리와 투자 심리가 안정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본 내 개인 투자자의 주식 참여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강력한 내부 구조조정: 일본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강점이 있는 분야로 방향을 돌렸다. 특히 소니, 히타치, 아주노모토 같은 기업은 생존을 넘어서 ‘진화’에 가까운 변화를 보여줬다.

 

2. 소니의 반격, 아주노모토의 변신이 시사하는 것

이대로라면 망했어야 할 기업이 다시 살아났다

소니는 과거 TV, 노트북, 가전제품으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영상 콘텐츠·화상 센서·자율주행기술·우주 산업으로 완전히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심지어 개인이 위성 사진을 앱으로 찍을 수 있게 하는 기술까지 추진하고 있다.

 

🧠 일본 기업들이 택한 변화의 방향

  • 포기할 것은 과감히 버렸다: 소니는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TV 사업과 컴퓨터, 배터리 사업 등을 정리했다. 이후 소니 픽처스와 뮤직, 화상 센서 등 고수익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완전히 재편했다.
  • 기존 기술의 확장 활용: 일본의 강점이던 화학 기술, 렌즈, 카메라 분야는 우주, 반도체, 자율주행으로 연결됐다. 아주노모토는 원래 음식회사였지만, 현재는 전 세계 반도체 절연재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 한 우물 파는 기술력: 일본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기보다는 하나의 기술을 오랜 시간 다듬어,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장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난 구조를 만들었다.

 

3. 일본 제도의 변화: 스튜어드십 코드와 거버넌스 코드

기업을 감시하고 압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일본 주식시장이 구조적으로 달라진 또 다른 이유는 제도적 기반의 변화에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시작된 스튜어드십 코드와 거버넌스 코드 도입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되도록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제도가 바꾼 기업 문화의 변화

  • 스튜어드십 코드: 기관투자자 감시 기능 강화: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 시 찬반 의견과 그 이유를 공개해야 한다. ‘찬성했으니 끝’이 아니라, 왜 찬성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 거버넌스 코드: 이사회 독립성 확보: 기업 이사회에 외부 전문가(독립 이사)를 포함하도록 강제했다. 특히 히타치나 소니 등은 자발적으로 이사회 외부 인사 비율을 75%까지 늘리기도 했다.
  • 도요타 사례처럼, 가문도 견제 대상: 도요타의 회장 도요타 아키오는 사내 스캔들 이후 이사회 권고로 사과 회견을 했다. 가문도 이사회의 견제를 받는 구조가 일본에서 현실이 되었다.

 

4. 일본 개인 투자자 증가와 세제 정책의 영향

세금 정책도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한국에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논란, 금투세 도입 등으로 시장이 흔들리는 반면, 일본은 꾸준한 세금 정책 유지와 비과세 투자 제도(NISA)로 개인 투자자의 접근을 유도했다.

 

💰 일본 투자자들이 늘어난 이유

  • 단일 세율: 금융소득 통합 20.315%: 일본은 매매차익, 배당, 이자 모두 합쳐 20.315% 세율로 통일되어 있다. 복잡한 조건 없이 누구나 같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 개인 주주 수 증가: 2024년 기준, 주식을 보유한 개인 수(주주 수 기준)는 사상 최고치인 8,360만 명에 도달했다. 실질 투자자 수는 이보다 적지만, 개인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 NISA 제도 강화: NISA는 연간 일정 금액(약 120만~240만 엔)까지 비과세로 투자할 수 있는 제도다. 2024년부터 비과세 기간과 한도도 확대되면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5. 우리는 일본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단기 성과보다 긴 호흡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도 최근 ‘밸류업’ 정책을 발표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처럼 10년에 걸친 기업 구조개편과 제도적 설계가 없이는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일본에서 참고할 만한 정책 흐름

  • 일관된 방향성과 꾸준함: 일본은 정권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의 큰 틀은 유지된다. ‘유식자 회의’(전문가 회의) → 당 의견 수렴 → 국회 통과까지 모든 과정이 공개되고 기록된다.
  • 제도는 투명해야 신뢰받는다: 거버넌스 개정 과정은 모두 온라인에 공개된다. 누가 어떤 의견을 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어 이후 검증이 어렵다.
  • 주식시장 제도 설계는 ‘시장 참여자 중심’: 일본의 제도는 투자자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반대로 한국은 자주 바뀌는 제도와 급작스러운 규제로 시장 혼란을 키웠다.

 

마치며

일본 증시의 상승은 우연이 아니다. 2013년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들, 제도 개편으로 외부 자본을 끌어들인 정책, 실적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 등은 모두 복합적으로 맞물려 결과를 만든 것이다.

지금 한국도 늦지 않았다. 단기 부양책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꾸준한 개혁이 필요하다. 일본의 10년을 돌아보며, 우리도 10년 뒤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