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시가 ‘서울형 용적이양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특정 지역에서 용적률을 사고팔 수 있게 되는데,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용적률이 낮아 개발이 어려운 지역과 고밀도로 개발할 수 있는 지역 간의 차이가 어떻게 조정될지가 핵심이다. 이번 글에서는 용적이양제가 무엇인지, 왜 도입되는지,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1. 서울형 용적이양제란?
용적이양제는 일정 용적률을 초과하여 개발할 수 없는 지역(예: 문화재 보호구역, 경관 보호구역 등)의 미사용 용적률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높이 짓지 못하는 지역에서 용적률을 매각하면, 이를 원하는 지역에서 추가로 확보하여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 제도를 통해 부동산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특정 지역에서의 재산권 손실을 보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도심 내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과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한 지역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2. 용적이양제 도입 배경
서울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용적률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주요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개발 가능 지역과 불가능 지역의 불균형 해소
현재 서울에는 재개발·재건축이 활성화된 지역과 각종 규제로 개발이 제한된 지역이 혼재해 있다. 예를 들어, 한강변이나 문화재 보호구역은 용적률을 높일 수 없어 개발이 어렵다. 반면, 강남권이나 도심 재개발 지역은 높은 용적률이 필요하지만, 법적으로 제한이 걸려 있다.
②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
규제 때문에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재산 가치 하락이 문제가 된다. 용적이양제를 통해 이들 지역이 미사용 용적률을 판매하면, 추가적인 보상 수단이 생기게 된다.
③ 도심 재개발 활성화
서울은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주택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도심 내에서 높은 용적률이 필요한 경우, 이전받은 용적률을 활용해 고층 건물을 짓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공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용적률 거래, 실제로 가능할까?
용적이양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용적률이 하나의 ‘거래 상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화재 보호구역 내 소유자는 사용하지 못하는 용적률을 팔고, 도심 내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이를 사들여 건물 층수를 높이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다.
① 세금 문제
용적률을 사고팔 때, 거래세나 소득세가 어떻게 부과될지가 중요한 이슈다. 현재까지 용적률 거래에 대한 명확한 세율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추가적인 조세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② 가격 형성 문제
용적률이 시장에서 거래되려면, 적절한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용적률 거래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책정 방식이 불확실하다.
③ 행정 절차 복잡성
서울시는 용적률 이전이 가능한 지역과 불가능한 지역을 구분하고, 기준을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건축 인허가 절차가 추가될 경우 개발 속도가 늦어질 우려도 있다.
4. 용적이양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용적이양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① 도심 고층 개발 증가
강남, 용산, 여의도 등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한 지역에서 초고층 개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용적률을 확보한 건설사들은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② 저평가 지역 가치 상승
개발이 어려웠던 문화재 보호구역, 녹지 지역 등에서도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이 생기면서, 부동산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③ 용적률 시장 형성 가능성
앞으로 용적률이 부동산 시장에서 하나의 자산으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용적률을 매매하는 별도의 시장이 생길 수도 있다.
마치며
서울형 용적이양제는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다. 기존의 용적률 규제를 활용하여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은 개발과 보존을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하지만 세금 부과 방식, 거래 절차, 가격 형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실제 시행이 본격화되면, 서울의 주택 공급 및 부동산 가격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관련 법안과 조례가 어떻게 정해질지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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