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오세훈 시장이 말한 ‘작을수록 위대한 서울 행정’의 진짜 의미

by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2026. 1. 5.

서울은 거대한 도시이지만, 그 변화의 시작은 의외로 작은 데서 출발한다. 최근 열린 ‘서울시 창의행정 제안 발표회’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남산, 한강, 그리고 복지 현장까지—서울의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낸 아이디어가 모여 도시의 얼굴을 바꾸고 있었다.
그날의 무대에 오세훈 시장이 직접 자리했다. 화려한 형식보다 실질적인 제안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자리였다. 그는 마지막에 “작을수록 아름답고, 사소해 보일수록 위대하다”고 말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서울이 지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보여주는 말이었다.

 

남산을 다시 걷게 만드는 아이디어

첫 번째 제안은 남산에 관한 것이었다. 발표자는 “남산은 서울의 보석 같은 존재지만, 여전히 접근성이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산을 걸어 올라가려면 경사가 가파르고, 휠체어나 유모차는 거의 오르기 어렵다. 케이블카 줄은 길고, 버스를 타도 마지막 구간의 오르막이 만만치 않다.
그가 내놓은 해법은 ‘순환형 접근로’와 ‘친환경 엘리베이터’였다. 남산을 한 바퀴 돌며 편안히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고, 역사성과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게 하자는 발상이었다. 남산의 팔각정도 전통 방식으로 복원해 서울의 상징성을 되살리겠다는 계획까지 포함됐다.
이 제안은 단순한 편의시설 확충이 아니라, 서울의 경관과 역사, 접근성을 한데 묶는 시도였다.

 

한강 위에 그려지는 빛의 화면

두 번째는 ‘한강 워터스크린 미디어월’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한강 버스를 타고 퇴근하다가 떠올랐다는 이야기부터가 흥미로웠다. 비어 있는 교량에 물을 분사해 스크린을 만들고, 그 위에 영상을 쏘는 방식이다. 한강을 지나가는 시민뿐 아니라, 강변로와 올림픽대로에서도 볼 수 있다.
광고나 공연, 시정 홍보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어, ‘서울의 밤’이 조금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 민간 협약을 통한 운영 구조를 제시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와 수익이 연결된 구조라는 점에서 창의적인 행정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경계선 지능 청년을 위한 현실적 지원

세 번째 발표는 분위기가 달랐다. ‘경계선 지능 청년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
평균보다 조금 낮은 지능을 가진 청년들은 제도적 지원에서 늘 비껴나 있다. 그들은 법적으로 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고, 반복된 실패로 사회 진입이 더욱 어려워진다.
서울시는 이들을 위해 평생교육과 일자리센터가 함께하는 통합형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기초교육부터 직업훈련, 그리고 정서 상담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단순히 일자리를 알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가는 행정’을 실현하려는 시도였다.
한 참여자의 취업 성공 사례가 소개되었을 때, 객석에서는 자연스러운 박수가 나왔다.

 

케이팝으로 달리는 서울의 야경

또 다른 제안은 ‘서울 케이팝 싱어롱 버스’였다. 발표자는 실제로 케이팝 팬이었고, 시카고의 유사한 사례를 연구했다고 했다.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달리며 노래하고 포토스팟에서 잠시 내려 사진을 찍는 구성. 단순한 관광버스가 아니라, 체험형 문화상품이었다.
운영 방식, 안전 대책, 홍보 전략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특히 명동·홍대 같은 지역 상권과 연계해 소비와 체류 시간을 늘리는 구조가 돋보였다. 서울의 야경, 케이컬처, 그리고 사람들의 에너지가 하나로 이어지는 그림이었다.

 

치안과 복지를 잇는 드림 모델

마지막으로 자치경찰위원회의 발표가 이어졌다. 경찰관이 직접 나와 현장 경험을 이야기했다.
112 신고 현장에는 자살 고위험자, 알코올 의존자, 돌봄이 끊긴 어르신까지 다양한 복지 사각지대가 함께 존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경찰이 이들을 복지로 연계하는 일은 개인의 선의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가 제안한 ‘치안 복지 드림 모델’은 그 간극을 메우는 시스템이다. 경찰이 현장에서 복지 수요를 발견하면 자치경찰위원회가 사회복지 공무원과 함께 연계해 지원하는 구조다. 개인의 헌신에 기대던 일이 체계적인 행정 협업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는 “한 시민도, 한 가정도 놓치지 않는 연결”이라는 문장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곧 긴 박수가 이어졌다.

 

오세훈 시장이 남긴 한 문장

모든 발표가 끝난 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은 그냥 만들어지는 도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작은 아이디어가 모여 시민의 행복으로 쌓인다”며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의 말처럼, 서울은 거대한 정책보다 작은 관찰에서 자라나는 도시다.
남산을 오르는 길, 한강의 빛, 취업을 꿈꾸는 청년, 케이팝 버스, 그리고 현장의 경찰까지—이 모든 것이 서울을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도시다. 그러나 그 불완전함 속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더 나은 길을 찾고 있다.
그 과정이 바로 ‘창의행정’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발표회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서울 시민으로서, 조금 자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