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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대출 말고 정부와 공동소유? 새 주택 금융제도 핵심 요약

by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2025. 3. 29.

시작하며

집을 사려면 대출이 기본인 시대이다. 하지만 금리 부담, DSR 규제 등으로 인해 대출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바로 '지분형 주택 금융'이라는 제도이다. 쉽게 말하면 집을 살 때 은행이 아닌 정부와 함께 공동으로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언뜻 보면 대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지만, 구조적으로 따져보면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 이 제도가 어떤 구조인지, 실제로 도입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정리해보았다.

 

1. 지분형 주택 금융이란?

정부가 언급한 지분형 주택 금융은 기존의 대출 방식과 달리 '정부와 공동 소유'라는 새로운 방식이 핵심이다.

1) 기본 개념

집값 전체 중 일부를 정부가 투자하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이나 자본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2) 예시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 본인 자본 3억원
  • 은행 대출 4억원
  • 정부(주택금융공사) 투자 3억원

이렇게 되면 정부는 해당 주택의 30%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3) 투자와 대출의 차이

  • 은행은 '이자'를 받는다.
  • 정부는 '지분 수익(배당)'을 받는다.

즉, 정부가 지분을 가진 만큼 향후 주택을 팔 때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정부가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이다.

 

2. 왜 이런 제도가 나왔을까?

정부가 이 제도를 꺼낸 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다.

① DSR 규제 강화

  •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가계가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장치이다.
  • DSR을 강화하면 실수요자의 대출이 어려워진다.

② 가계부채 증가 억제 필요

  • 기존 방식대로라면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 하지만 대출이 늘면 가계부채가 폭증하게 된다.

③ 구조적 대안 마련

  • 대출이 아니라 '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면 가계부채 통계상에는 잡히지 않게 된다.
  • 정부 입장에서는 '명목상 대출 억제 효과'도 노릴 수 있다.

 

3. 구조적 특징과 핵심 쟁점

지분형 주택 금융은 단순히 정부가 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여러 쟁점이 존재한다.

① 공동 소유의 개념

정부는 단순 채권자가 아닌 공동 소유자로 참여한다. 따라서 향후 주택 매각 시 수익을 지분 비율에 따라 나눠야 한다.

② 배당 or 월세?

정부 지분에 대해 '배당'이라는 이름의 수익 분배 방식이 언급되었지만, 사실상 월세를 내는 구조에 가깝다.

③ 세부 운영 방식

월 단위 지불 or 연 단위 정산 방식 등 다양한 옵션이 논의될 수 있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지분율, 회수 방식, 매각 조건 등이 향후 제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4. 유사 제도와의 비교

지분형 주택 금융은 과거에도 시도된 바 있는 개념이다. 현재 또는 과거 시점에서 비교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① 3기 신도시의 '지분 정리식 주택'

초기에 20%만 본인 지분으로 보유하고,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지분을 확대하는 방식

서울시 SH공사 중심으로 추진되었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되었다.

② 신혼희망타운의 수익공유형 모기지

  • 정부가 낮은 이율로 대출해준다.
  • 주택 매도 시 발생하는 차익의 일부를 정부와 공유하는 구조

③ 공공임대 후 분양 방식

임대 거주 후 분양 전환 시점에 정부가 일부 지분을 회수하는 방식도 유사한 사례로 볼 수 있다.

 

5. 장점과 단점은?

지분형 주택 금융 제도는 새로운 방식인 만큼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나뉜다.

장점

  • 대출보다 부담이 적을 수 있음
  • 정부가 개입함으로써 금리 부담 경감 가능
  • 명목상 가계부채 증가 억제 효과

단점

  • 정부가 주택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구조로 갈 수 있음
  • 공동소유이므로 재산권 행사 제한 가능성 존재
  • 매각 시 차익 분배에 대한 불만 발생 우려
  • 대출이 아니므로 세금 처리, 회계 처리 방식이 다를 수 있음

 

6. 금융시장과의 관계

지분형 주택 금융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은행들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해진다.

① 은행과의 경쟁 구조

  • 정부가 대출 시장에 진입하는 셈
  •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

② 부동산 ETF와의 연계 가능성

이 제도와 별개로, 부동산 관련 ETF나 리츠를 통한 투자 접근 방식도 제안되고 있다.

개발사업이 필요한 지역이나 정비 예정지를 대상으로 한 ETF 출시 등이 언급되었다.

 

마치며

지분형 주택 금융은 말 그대로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집을 마련하는 새로운 제도이다. DSR 규제 강화, 가계부채 억제 등 최근의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한 방식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도입되면 여러 쟁점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제도의 설계와 운영 방식에 따라 그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정부가 돈을 더 내는 것이 아니라, 공동소유지분 수익 분배라는 민감한 요소들이 포함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