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둔촌주공 재건축, 상가와 아파트의 갈등이 청산 지연까지 부른 이유

by 오늘의 부동산 브리핑 2025. 3. 29.

시작하며

둔촌주공 아파트는 서울 강동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오랫동안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 2023년에 입주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조합 청산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점도 있지만, 상가 재건축과 관련된 복잡한 갈등이 핵심 원인 중 하나이다. 이 글에서는 둔촌주공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가 대표자 선정 문제, 상가 관리사의 역할, 그리고 조합 청산 지연 사태의 배경에 대해 정리한다.

 

1. 상가 관리사는 왜 개입하게 되었는가

상가 재건축은 일반 아파트 재건축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 이유는 상가 소유주 대부분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 재건축 과정에 충분히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적인 PM(자산관리회사)을 통해 상가 재건축을 위임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 PM이 상가 대표로서의 권한까지 행사하게 되면, 아파트 조합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둔촌주공의 경우, 기존 상가 대표와 새롭게 대표로 나서려는 인물들 간에 충돌이 발생하며, 아파트 조합까지 그 대립 구도에 끼어들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상가 재건축 수익 배분과 관련된 문제로 이어졌다.

 

2. 상가 대표자 선정과 아파트 조합의 갈등 구조

당초 둔촌주공 상가 대표는 상가 관리사 중심의 그룹이었지만, 아파트 조합에서 상가 대표자를 새로 선출하기 위한 투표를 추진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다. 새로 대표가 되려는 인물들은 “상가 재건축 수익 중 일부를 아파트에 기부하겠다”는 제안을 내세우며 아파트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고자 했다.

반면, 기존 대표 측은 이미 계약과 진행 중인 계획이 있는데 이를 무효로 돌리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상가 내부, 상가와 아파트 간, 조합 내부 간의 갈등이 동시에 불거졌고, 결국 사업 전체가 정체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3. 조합 청산이 늦어지면 생기는 문제

둔촌주공 입주자 중 상당수는 아직 등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등기를 받기 위해서는 조합 청산이 먼저 완료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가 대표자 선정이 지연되면서 상가 분양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상가 청산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연결 고리가 존재한다.

  • 상가 대표자 갈등 → 상가 분양 지연 → 상가 수익 정산 불가 → 전체 조합 청산 지연 → 아파트 등기 지연

이는 곧 입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직접적인 지장을 주는 문제로 이어진다.

 

4. 상가를 아예 배제하는 방식이 해결책일까?

최근에는 아예 상가를 재건축 대상에서 제외하고, 외곽에 따로 지어 소송을 각오하고 가는 방식도 일부 조합에서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토지 분할 소송, 관리처분 계획 무효소송 등이 대표적이다.

상가와 아파트가 한 단지 내에 공존하는 경우, 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조기 합의를 통한 ‘위치 조정’과 ‘수익 조정’이다. 실제로 반포 원베일리나 음마 아파트 등은 초반에 상가와 합의를 잘 이끌어내, 상가 매각과 분양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5.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의 차이점은?

실제 사례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구분 원베일리 메이플자이
상가 조합과 합의 원활함 내부 이견
매각 방식 빠른 일반 분양 통매각 시도 후 일반 분양 전환
입주 업체 확보 금융사 유치 등 적극적 입주업체 모집 지연
상가 대표 갈등 없음 대표자 간 분쟁 심화

원베일리의 경우 상가와 아파트 간 의견 일치가 잘 이루어져 빠르게 사업이 정리된 반면, 메이플자이는 아직도 상가 판매가 지연되고 있다. 이는 결국 대표자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6. 제도 개선의 필요성

최근에는 상가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는 조합이 자체적으로 상가 지분율 기준을 설정해, 일정 지분 이상인 소유자만 아파트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설정하면, 상가 소유주들이 아예 재건축을 거부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상가와 아파트 조합 간의 조기 협의와 명확한 기준 마련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며

둔촌주공의 사례는 대형 재건축 단지에서 상가와 아파트 조합 간의 갈등이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이다. 상가 재건축을 둘러싼 분쟁은 단순히 이해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입주민들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앞으로는 조합 설립 초기 단계부터 상가 소유주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갈등 발생 가능성을 줄여가는 방식이 더 필요하다. 둔촌주공이 이 과정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가, 향후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